이니스킬린(Inniskillin)_ 인내가 선물해준 달콤함
강인하게 오랜 시간을 버티고 나면 비로소 달콤한 순간이 찾아온다는 이치를 아이스와인에 적용해볼 수 있겠다. 한겨울 언 포도로 만드는 아이스와인이 주는 풍부하고도 오묘한 단맛의 느낌은 잘 감내해온 시간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것은 포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포도 수확 시기를 기다리고 당도를 보호해 마침내 뛰어난 퀄리티의 와인을 생산해내는 양조자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래서 인내의 과정 끝에 탄생한 와인에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고귀함이 느껴진다.
최근 신동와인은 캐나다 아이스와인 이니스킬린(Inniskillin)을 리론칭했다. 2010년 수입을 중단한 이후 3년만에 다시 한국 시장에 들어온 것.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이니스킬린을 한국의 와인 매장에서 만날 수 없었다 해도, 그 이름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익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바로 전세계 면세점에서 모든 와인을 통틀어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주인공이기 때문. 그 정도로 이니스킬린은 고급스러운 선물로도 인기 있는 와인이다.
이니스킬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스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아이스와인은 포도가 꽁꽁 얼면서 농축물이 더욱 응집되고 수분은 얼음으로 분리되어 나온 상태에서 생산된다. 포도 송이 하나에서 단 몇 방울만의 농축된 과즙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와인에 비해 10배 정도 많은 양의 포도가 필요하며, 그만큼 깊이 있고 풍부한 당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기후 조건도 매우 까다로운데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평균 기온이 영하 8도를 유지해야 하며, 수확 과정에서 기온이 오를 경우 그 맛이 변해버리기 때문에 새벽에 수확해 얼어있는 상태에서 압착한다.
인공적으로 냉동시킨 포도로 아이스와인을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캐나다와 독일, 오스트리아에서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아이스와인만을 공식적인 아이스와인으로 인정한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영하 8도 이하에서 수확한 포도만으로 만든 아이스와인에 한해 품질인증마크 ‘VQA(Vintners Quality Alliance)’를 주고 있다. 독일에 강추위가 몰려온 해에 우연히 생산하게 된 아이스와인은 독일이 시초였기 때문에 ‘아이스바인(Eiswein)’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캐나다가 세계 최대 아이스와인 생산국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리고 캐나다 아이스와인을 국제적인 위치에 올려놓으며 전세계 아이스와인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와인이 바로 이니스킬린이다.
세계 최대 와인 기업인 컨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사에 소속된 이니스킬린은 캐나다 온타리오(Ontario)주 나이아가라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1991년 빈엑스포(Vinexpo)에서 이니스킬린 비달 아이스와인(Inniskillin Vidal Icewine 1989)이 대상에 해당하는 그랑프리를 받았고, 이후로도 매해 높은 평가를 얻으며 명성을 입증해왔다.
한국 리론칭을 기념해 방한한 컨스텔레이션 그룹의 아시아 지역 디렉터 조 밀너(Joe Milner) 씨는 이니스킬린을 일반적인 디저트 와인과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맛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아이스와인의 경우 단순히 당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적당한 산도를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음식과 매칭하기에도 좋다는 점이다. 또한 그는 영하 10도일 때 언 포도를 수확해 만드는 이니스킬린 아이스와인은 까다로운 생산 과정과 생산량에서 다른 와인들과 차별화된다고 소개한다. 위스키에서 싱글 몰트 위스키를 구분하듯이, 아이스와인 또한 일반적인 와인과는 다른 럭셔리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이니스킬린 골드 비달(Inniskillin Gold Vidal)과 이니스킬린 리슬링(Inniskillin Riesling) 두 가지다. 2년간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한 이니스킬린 골드 비달은 당도 높은 과일향이 오크 숙성에서 오는 바닐라향과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느낌이며, 이니스킬린 리슬링은 달콤하면서도 적당한 바디감과 높은 산도가 느껴지는 와인이다. 물론 그 자체로 디저트 삼아 마셔도 좋고, 달콤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과일 등의 디저트와 함께 해도 훌륭한 궁합을 보여준다. 오픈 후 3주 정도까지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점은 아이스와인의 또다른 매력. 리론칭으로 이제 백화점과 와인숍에서 다시 만나게 된 이니스킬린을 통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스와인을 즐겨볼 수 있겠다.
글_ 안미영
사진제공_ 신동와인
* 와인21닷컴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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