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철 원장님은 사람냄새가 나는 강의를 한다. 
와인을 단순히 학문적으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문화와 역사를 아우르는 수업을 한다. 
강의를 듣다보면 '술'을 이토록 인간적인 학문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 직접 와이너리에서 양조를 해본 경험 덕에 양조학에 대해서도 해박하신데
초보자들에게는 쉽고 흥미롭게 와인에 접근하도록 해주고, 마니아들에게는 상당히 분석적으로 와인의 맛과 향을 탐구하는 관능검사나 양조 원리 등을 강의해 지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재치있는 입담 덕에 강의도 매우 재미있다. 

우리나라 와인 교육자 1세대라 지금까지 배출한 제자들(동문들) 수도 상당하다.
앞으로도 김준철와인스쿨, 계속 번창하시길..!

아래는 원장님과 인연 맺고나서 진행하게된 인터뷰 기사. 



   

와인과 함께해온 길 김준철와인스쿨 김준철 원장과의 만남

 

와인을 마시다보면 제대로 알고 싶고, 그래서 알게 되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게 된다. 그러니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지적 욕구는 높을 수밖에 없다. 바로 김준철와인스쿨의 김준철 원장이 자주 하는 말이다. 그는 와인을 두고, “알아야 마시는 술이며, 자주 마시다 보면 알게 되는 술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에서 느껴지듯 김준철 원장의 강의는 어렵지 않고 자연스럽게 와인을 배우도록 해준다. 그런데 강의를 통해 습득하게 되는 지식의 범위는 깊고 방대하다.

김준철와인스쿨의 김준철 원장은 우리나라 와인 교육의 선두주자다. 그는 와인은 물론이며 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재치 넘치는 말솜씨로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와인 교육기관 중에서도 독보적인 커리큘럼을 갖추고 재미있는 강의를 진행한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입소문을 듣고 김준철와인스쿨을 찾는다.

김준철 원장은 어떻게 와인을 처음 만나게 되었을까. 인터뷰를 통해 그가 와인과 함께해온 다양한 경험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농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학 진학 시 농화학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애초에 자연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토양, 비료, 농약, 생화학, 미생물학 등 배우고 싶은 모든 과목이 포함되어있는 학과가 바로 농화학과더군요. 사실 이런 과목은 미국이나 유럽의 와인학과가 갖춘 교과 과정과 흡사하기도 합니다.” 그가 간직하고 있는 빛 바랜 노트 한 권에는 그 시절 열정적으로 공부했던 내용이 빼곡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와인 전반에 대해 탄탄한 지식을 갖추게 된 것도 대학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쌓아온 기본 원리가 바탕이 된 덕분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에 동아제약에 입사해 효소과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와인생산을 하던 타 회사를 인수하며 수석농산이라 이름 붙였는데 1986년부터 이 회사에서 와인메이커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곧 미국으로 떠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하고 돌아왔다. 김준철 원장은 와인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디를 배우게 되었고, 위스키를 수입하는 경험까지 하며 술에 대한 자신만의 방대한 자료가 쌓여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료들을 정리해 1994년 책으로 발간했다. 지금은 술에 대한 수많은 책이 나오고 있고 온라인 미디어도 발달해 지식을 취하기 어렵지 않지만, 당시에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책이 없던 무렵이었다. 그래서 김준철 원장이 출간한 책은 자료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았고, 덕분에 관련 분야에서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와인 강의를 시작한 것은 2000. 두 번째 책 와인과 건강출간을 준비하며 1999년 소펙사(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를 찾아갔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이듬해 문을 연 서울와인스쿨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41기까지 학생들을 배출하고, 2007년 한국와인아카데미로 옮겼다. 그리고 작년 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김준철와인스쿨의 문을 열었다. 서울와인스쿨과 한국와인아카데미의 컨텐츠를 한곳으로 모은 것. 지금까지 그가 배출한 학생들은 2000여명이 넘는다. 물론 교양으로서 와인을 배운 이들도 많지만, 그 중에는 현재 와인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연말에는 동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송년회를 개최하는데, 한 사람의 교육자 아래에 이 정도 동문들이 모여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만큼 성대한 행사가 펼쳐진다.

김준철와인스쿨의 강좌는 각각 매니아, 소믈리에, 마스터, 양조학 코스로 나뉘어 수준별, 또는 목적에 따른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마스터나 양조학 코스는 타 교육기관에서 찾아보기 힘든 교육과정으로, 이미 와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가들이 많이 수강하는 강좌다. “마스터 코스는 와인의 맛과 향에 대해 관능검사를 적용하는 와인 테이스팅의 고급 과정이에요. 식품공학에도 관능검사 과목이 있는데, 체계가 잡혀있는 통계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죠. 인간 감각기관의 구조를 이해하고 모든 향에 정해져 있는 표준 데이터를 적용하는 겁니다. 그리고 양조학 코스는 현재 와인을 강의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앞으로 계속 와인 분야로 진출할 사람들에게 유익한 강좌입니다. 와인 양조의 원리를 파악하고 실제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거죠.” 준철 원장의 강의를 들은 이들은 와인메이커와 함께 하는 자리를 가질 때나, 해외 와이너리를 방문할 때 지식이 더욱 빛을 발한다고 한다. 와인에 대한 기본 원리를 제대로 배웠기 때문. 

와인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어느덧 25. 김준철 원장은 우리나라의 와인문화가 와인을 마시는 것과 감정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한다. 전문적인 시음회가 아니라면, 와인을 마실 때 분석적인 태도보다는 그저 즐기라는 것.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도 와인을 대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와인을 이용해 잘난 척할 필요가 없다고 자주 말합니다. 특히 젊은 학생들에게는 항상 겸손하라고 하죠. 그리고 중년 이후의 학생들에게는 와인을 알게 되면 인생이 바뀐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곳은 와인을 담는 그릇을 만들어가는 곳이에요. 제 강의를 듣고 그 그릇을 꼭 크게 만들어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최고로 보람 있는 직업으로 여긴다. 모두 제자들이 주는 기쁨 때문일 것이다. 소펙사가 주최하는 소믈리에 대회에서 1, 2, 3등을 모두 배출해보기도 했고,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를 선 것도 이미 여러 번이라고.

김준철 원장은 앞으로도 와인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매우 많은 듯 보였고, 그만큼 아이디어도 다양했다. 이미 출간한 와인 관련 서적만 9권인데 현재 마스터 코스의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와인의 관능검사역시 책으로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현재 논현동에 위치한 와인스쿨의 옥상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샤르도네 등 포도를 심어 기르고 있는 모습은 그가 처음 와인과 인연을 맺었던 시기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묘목을 들여와, 우리나라 기후에서도 성장 가능한 포도 품종으로 농장을 조성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김준철 원장은 와인에 대해 가르치지만 동시에 사람 냄새가 나는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까지 그가 신뢰감을 형성해온 요인일 것이다. 또 앞으로 김준철와인스쿨과 그의 행보에 큰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_ 안미영

* 와인21닷컴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Posted by Miyoung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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