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부터 10일까지 빈이태리(Vinitaly)에 다녀왔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와인 행사인데, 올해 한국인 기자가 저 한사람이더군요. 

현재 런던에 살고 있어 베로나에 가기 쉽기도 했지만, 국제적인 행사에 다른 한국인 기자가 없다보니 괜한 책임감이 들어 한국의 매체 2곳을 커버했습니다. 

와인21닷컴, 그리고 노블레스 5월호에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제 블로그에는 와인21닷컴에 두 차례 걸쳐 보도한 기사들을 포스팅하겠습니다. 



빈이태리 2014, 와인 축제의 현장을 방문하다

매년 봄,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베로나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와인박람회 빈이태리(Vinitaly). 48회를 맞은 올해는 지난 4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개최되었고, 여러 의미 있는 성과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남겼다. 베로나를 찾는 이들이 떠올리는 것은 거대한 아레나 극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축제나 줄리엣의 동상과 발코니가 있는 줄리엣의 집이지만, 빈이태리가 개최될 즈음에는 오직 와인이 이 도시의 주인공이 된다. 베로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와인향이 가득한 듯한 느낌이 든 것은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와인 정보와 거대한 배너들 덕분. 심지어 시내 중심가에 늘어선 패션 매장의 쇼윈도에도 여러 가지 브랜드의 이탈리아 와인들이 함께 진열되어 있고 거리 어디에서나 와인병을 손에 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와인 속에 푹 빠진 듯하다.


빈이태리에 참석하기 전, 이탈리아 경제 상황 때문에 행사의 규모가 축소되지 않았을까 했던 우려는 불필요한 기우였다. 경제 불황은 최소한 와인에 관해서 만큼은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로 보였다. 이 행사를 20년 이상 연속 참여해오고 있는 아시아의 한 관계자는 빈이태리를 주관하는 베로나피에레(Veronafiere)가 어떻게 매년 행사 공간을 넓혀가고 있는지 놀라울 정도라고 말한다. 파빌리온을 넓히고 층을 높여 새로운 공간을 만들면서 빈이태리는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진행이 가능한 것은 48회째라는, 박람회의 긴 역사로 인한 탄탄한 조직력 덕분이다.


올해는 10만 평방미터의 공간에 행사장이 지어졌고, 4천 1백여 개의 전시업체가 참여해 역동적인 비즈니스의 장이 펼쳐졌다. 빈이태리 2014가 키워드로 삼은 것은 국제화(Internationalisation)와 오가닉 농업(Organic Farming). 기존 방식대로 각 지역별로 파빌리온을 나눠 와인을 전시하면서도 국제 바이어들을 위한 별도 라운지를 마련하고, 오가닉 와인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장을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빈이태리가 지향하고 있는 바를 보여주었다. 또한 와인 이외 식품 분야를 전시하는 ‘Sol & Agrifood’, 그리고 와인과 올리브 오일 생산에 관한 이탈리아의 기술력을 전시하는 ‘Enolitech’가 빈이태리와 동시에 개최되어, 나흘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빈이태리 2014가 끝난 직후 발표된 올해의 결과는 역시 또 한번의 성장을 보여주었다. 매번 지난해의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와인 & 주류 전시회로 자리잡은 빈이태리는 나흘 동안 총 15만 5천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6%가 증가한 수치다. 또 전체의 36%인 5만 6천여 명이 해외 바이어로, 작년에 비해 3천여 명이 증가했다. 베로나피에레의 CEO인 지오반니 만토바니(Giovanni Mantovani)는 “해외 방문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전세계 와인 시장에서 빈이태리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빈이태리의 국제적인 성장을 강조했다. 
 
또한 올해는 마지막날인 4월 9일, 박람회장 전체를 술렁이게 한 화제의 방문객이 있었다. 이탈리아의 총리가 처음으로 빈이태리를 찾아 전시장을 둘러보고 행사에 참여한 것. 지난 2월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마테오 렌치(Matteo Renzi)는 이탈리아 와인 산업에도 큰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정부가 와인과 농식품 관련 기업들에 많은 지원을 할 것을 약속했으며, 2020년까지 와인 수출을 50% 이상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베로나 전체를 축제 분위기로 만든 빈이태리 2014는 이탈리아 와인 산업의 다이내믹한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더욱 밝은 미래를 기약하면서 올해 행사는 막을 내렸으며, 내년 빈이태리는 2015년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다. 
 
 
* ‘빈이태리 2014’ 두 번째 기사에서는 빈이태리에서 발견한 이탈리아 와인 산업의 트렌드와 생생한 행사 현장 소식을 보도할 예정입니다.  



안미영 기자  myahn@wine21.com 
사진제공 Ennevi-Veronafiere

* 와인21닷컴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Posted by Miyoung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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