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바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트리벤토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 알레한드로 까발로 인터뷰

 

아르헨티나에서 수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와인, 트리벤토(Trivento)1996년 설립 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콘차이토로가 글로벌 프로젝트로 아르헨티나에 와이너리를 설립한 것이 출발이 되었지만 이제는 브랜드 자체의 품질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트리벤토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이 중앙일보 와인 컨슈머 리포트 2011’에서 왕중왕 TOP10에 오르는 등 가격 대비 훌륭한 퀄리티로 인정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멘도자에서 출발한 힘찬 여정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트리벤토의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 알레한드로 까발로(Alejandro Cavallo)를 만나 트리벤토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모든 환경이 자신을 자연스럽게 와인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와인에 기반을 둔 거대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곳, 아르헨티나 멘도자에서 태어나고 자라 와인메이커로 일을 시작한 것이다. 알레한드로 까발로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트리벤토의 와인메이킹팀에서 근무하며 세 번의 포도 수확을 진행했던 것을 매우 값진 경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후 그는 트리벤토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할 시점에 북유럽 담당 수출 매니저를 맡았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다 2010년부터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의 사업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트리벤토의 밝은 한 해를 전망했다. “올해는 생산하고 있는 와인 리스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고, 몇 가지 레이블도 바꿀 예정이에요. 특히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데,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좋은 성과를 예상하고 있어요. 2012년은 트리벤토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트리벤토 와이너리가 설립된 것은 1996.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와이너리들에 비하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세계 100여 국에 수출하고 있는 현재의 행보를 보면 역사에 비해 상당히 빠른 성장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알레한드로 까발로는 이를 두고 떼루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술력이 만난 결과라고 말했다. “와이너리 설립 당시에 오래된 포도원을 구입해 시작했어요. 멘도자에 위치한 8개의 포도원이 40년부터 100년 사이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떼루아의 특성에 따라 적절히 최신식 시설을 도입해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 발 빠르게 지점을 설립해 트리벤토를 알릴 수 있었다는 것도 한 요인이 되겠죠.” 물론 와이너리를 설립한 콘차이토로의 기술력과 자본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한병의 와인을 생산하는 데 중요하지 않은 과정이 없듯이, 트리벤토의 성장 도 떼루아와 기술력, 미래를 향한 추진력까지 전체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이뤄낸 셈이다.

강건한 포도를 키워낸 세 가지 바람의 이야기

트리벤토는 세 가지 바람이라는 뜻. 이는 계절에 따라 멘도자 지역에 며칠씩 짧게 불어오는 세 가지 바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겨울에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Polar Wind’는 가지치기의 시기라는 것을 알려주고 포도나무 속 수액을 강화시켜주며, 봄에 불어오는 ‘Zonda Wind’는 따스한 온기로 포도나무에 자극제 역할을 한다. 또 여름에 불어오는 ‘Sudestada Wind’는 뜨거운 태양 아래 있는 포도에 휴식을 준다. 그런데 알레한드로 까발로는 이 특별한 바람이 꼭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세 가지 바람이 때론 포도나무에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트리벤토는 바람의 장단점을 모두 받아들이거나 이겨내고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내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한마디로 멘도자의 지역적 특징을 시적으로 함축한 표현이죠.”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는 포도원의 특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했다. 안데스 산맥에서부터 경사진 지형이 펼쳐져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하고 건조한 기후가 특징인데, 덕분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양조한 와인은 풍부하게 농축된 과실을 느낄 수 있다.

현재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트리벤토 리저브와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2가지. 특히 골든 리저브는 콘차이토로의 아이콘 와인 돈 멜초와인메이킹을 총괄하는 엔리케 티라도가 공동 와인메이커로 참여했는데, 그는 트리벤토의 말벡 빈야드에 대해 극찬을 하기도 했다. 알레한드로 까발로 역시 골든 리저브가 멘도자에서 최상의 말벡 품종을 생산하는 지역에서 만드는 와인이라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말벡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다른 품종과 블렌딩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말벡을 주품종으로 생산한 와인이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도 말벡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죠.” 그는 이번에 한국 음식과 함께 시음을 해보았는데, 말벡이 스테이크나 바비큐 등 다양한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리듯이 불고기와 같은 한국 음식에도 좋은 매치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급격한 성장을 이뤄온 트리벤토의 미래는 어떨까. 알레한드로 까발로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역시 포도원이라며, 앞으로도 떼루아의 특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와인과 함께 걸어온 개인적인 길에 대해서는 단 한 단어, ‘열정으로 정의 내렸다. 트리벤토 와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찬찬히 이어나간 그와의 대화는 트리벤토가 추구하는 가치에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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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벡 데이를 기다리며-

알레한드로 까발로를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 한가지는 아르헨티나에서 작년부터 말벡 데이(Malbec Day)’라는 날이 지정되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와인을 상징하는 품종인 말벡을 기념하는 날은 4 17일로 정해졌고, 이날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축하 이벤트가 펼쳐진다. 올해 말벡 데이에는 트리벤토에서 각국의 대사관, 수입사와 연계해 ‘Discover Malbec Red Seduction from Argentina’라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하니 한국에서도 말벡을 주제로 한 색다른 행사를 기대해봐도 좋겠다.


글_ 안미영
사진제공_ 길진 인터내셔날

* 와인21닷컴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Posted by Miyoung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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