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하의 별, 엘 꼬또(El Coto) 

스페인 와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하게 되는 지역은스페인의 보르도라 불리는 리오하(Rioja)이다. 프랑스에 필록세라가 퍼졌을 때 보르도의 와인 생산자들이 리오하로 이주하며 와인제조기술이 더욱 발달하게 되었던 역사가 있고, 이후 스페인 와인산업의 성공을 주도한 지역이기도 하다. 리오하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이 유명하며 스페인에서 가장 우수한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리오하의 와인은 쉽게 만날 수 있는 편인데, 최근 새로운 와인이 소개되어 주목 받고 있다. 바로 숫사슴 심볼이 인상적인 와인, 엘 꼬또(El Coto)이다.  

 

엘 꼬또, 리오하의 유명세를 한국으로

왜 이제야 만나게 되었을까, 싶은 대상이 종종 있다. 한국의 와인애호가들에게는 얼마 전부터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한 엘 꼬또 와인이 그런 존재가 될 것이다. 스페인 현지에서의 유명세에 비하면 엘 꼬또의 한국 런칭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엘 꼬또 크리안자(El Coto Crianza)의 경우, 스페인 내에서는 별도의 판촉 활동이나 광고 캠페인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도 리오하의 품질 좋은 테이블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엘 꼬또의 상징인 숫사슴 그림은 포도원 위치가 과거에 귀족 소유의 사냥터 지역이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엘 꼬또 와이너리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그간에 이뤄낸 성장세는 놀랍다. 1970년 스페인의 산업은행인 ‘Bankunión’의 투자에 의해 리오하 지역에 설립되었고, 1978년 이 은행의 에듀아르도 산토스 루이스(Eduardo Santos Ruiz) 이사가 와이너리의 경영권을 넘겨받으며 중요한 전환점을 찍게 된다. 그는 조직 경영을 다지고 투자를 확대해 와이너리를 성공적인 궤도에 올려놓았다. 1985년에 바롱 드 레이(Baron de Ley) 브랜드를 생산할 회사를 설립했고, 1990년부터 엄청난 성장세를 타고 부상했으며 1997년에는 스페인 와이너리 그룹 중 최초로 주식거래소에 상장되기도 했다. 짧은 기간 내에 스페인의 스타 와이너리로 떠오른 셈이다 

스페인 와인 비즈니스의 성공 모델

엘 꼬또는 스페인 와인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손꼽힌다. 엘 꼬또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수익의 대부분을 기술과 시설에 과감히 재투자했다는 점이다. 초창기부터 포도밭 및 오크 배럴 매입에 공을 들인 덕분에 와이너리의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성장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또 기술력의 발 빠른 업그레이드를 통해 끊임없이 와인의 질적 향상을 추구했다.

엘 꼬또의 빈야드는 리오하 전역, 특히 에브로(Ebro)강을 중심으로 강둑의 북안과 남안에 주로 분포해 있으며, 모든 빈야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진 양조팀에서 직접 관리한다. 그 중에서는 최고의 프리미엄급 와인만을 위한 포도를 별도로 생산하는 소유지도 있다. 엘 꼬또의 모든 레드 와인은 오크 배럴 숙성을 거치는데, 8만여 개 오크 배럴의 평균 사용 연령은 약 3년으로, 교체 주기가 짧아 매년 엄청난 투자가 이뤄짐을 알 수 있다. BRC(British Retail Consortium, 영국소매협회) ISF(International Food Standard, 국제식품규격)에서 와이너리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엘 꼬또의 지속적인 노력과 품질에 대한 고민을 나타내준다.

 

한국에 소개되는 엘 꼬또의 5가지 와인

유일한 화이트 와인인 엘 꼬또 블랑코(El Coto Blanco) 100퍼센트 비우라(Viura) 품종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한다. 산도는 그리 높지 않으면서 드라이하고 상큼한 느낌이 입 안에 오래 지속된다. 레드 와인 중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와인은 엘 꼬또 크리안자(El Coto Crianza)였다. 엘 꼬또의 대표 선수라 할만한 이 와인은 은은한 바닐라향과 복합적인 과실향이 어우러져 편안한 느낌을 주며, 훌륭한 밸런스를 보인다. 캐주얼한 이탈리안 음식 대부분과 매칭하기에 좋을 법하다.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다크 초컬릿향을 전하는 꼬또 데 이마스 리제르바(Coto de Imaz Reserva)나 과실향과 가죽, 낙엽 등의 복합적인 아로마를 간직한 꼬또 데 이마스 그랑 리제르바(Coto de Imaz Gran Reserva)는 모두 양고기와 같은 육류와 잘 어울릴만한 와인이다. 위의 세가지 레드 와인은 모두 템프라니요 100퍼센트로 양조되었다. 그리고 꼬또 레알 리제르바(Coto Real Reserva)는 템프라니요 80퍼센트에 그라시아노(Graciano) 10퍼센트, 그르나슈(Grenache) 10퍼센트를 블렌딩했다. 모두 50~90년 정도의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서 한정적으로 재배한 포도로만 생산하며, 파워풀한 타닌의 전형적인 풀바디 와인으로 오픈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풍미를 보여준다. 엘 꼬또에서 내놓은 최상급 와인이며 시간을 두고 다채로운 매력을 느껴보길 권한다.  

 

글_ 안미영 

사진제공_ 엘비와인

* 와인21닷컴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Posted by Miyoung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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